출시 18주 전(략적 팀 전투) 이야기 - 1부
12명의 개발자, 8주의 시간, 리그 오브 레전드를 합치면 무엇이 나올까요? 그야 뻔하죠. 전략적 팀 전투가 나옵니다!
참고: 안녕하세요! 엄청난 글자의 향연을 한꺼번에 쏟아내기보다는 이야기를 2부로 나눠 말씀드리기로 했습니다. 2부는 4월 4일 내일 오전 2시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오토체스 해보셨어요?” 2019년 초 라이엇 게임즈에서는 피할 수 없는 질문이었습니다. 오토체스 이야기를 안 하면 팀원에게 구닥다리 취급을 받기 일쑤일 정도였습니다.
질문은 머지않아 “잠깐, 우리가 그런 걸 만들어보면 어떨까?”로 바뀌었습니다. 한번 시도해볼 만하다고 생각했지만, 자동 전투 장르의 인기를 점치는 회사는 저희 말고도 더 있기 마련이었으므로 빠르게 행동해야만 했습니다. 그렇더라도 원래 하던 일이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담당 개발자를 차출해 100% 확신이 들지 않는 프로젝트에 대거 투입할 수는 없는 법이었습니다. 그래서 팀을 소규모로 꾸렸습니다. 딱 12명으로 이루어진 팀이었죠.
경쟁에서 뒤떨어질 위험이 있었기 때문에... 패기가 넘치는 일정을 짰습니다. 기한을 18주로 정했죠. 재미있는 게임을 만들 수 있을지 살펴보는 데 8주, 실제로 만드는 데 10주로 계획했습니다. 이제 두 가지 질문이 남아있었습니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까? 그리고 이를 시도해볼 정도로 무모한 사람은 누가 있을까?
오늘은 아래와 같은 개발자의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습니다. (이는 전략적 팀 전투를 개발한 초창기 팀의 작은 일부에 불과합니다.)
출시 18주 전: 카운트다운 시작
Meddler는 “리그 오브 레전드 자동 전투 게임에 대한 제안을 모두 살펴보고 전체적인 윤곽을 잡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목표는 세 가지가 있었습니다. 조작법, UI, 라운드 진행 속도 등의 기획 요소 개선하기, 도합 200년이 넘는 팀원의 경험(밸런스 조정과 기능 추가 경험이라고 읽습니다)을 활용하기가 두 가지였고 가장 중요하다고 할 수 있는 마지막 목표는 오토체스를 플레이하지 않는 분들이 플레이하고 싶을 정도로 재미있게 만들기였습니다.
Riot Wrekz는 “팀의 기반이 형성된 후에는 8주 안에 자동 전투 게임을 개발하는 일이 가능하기는 한지 살펴봐야 했습니다. 결과물이 괜찮은지도 확인해야 했죠. 독특하고 재미있을 뿐만 아니라 자동 전투 장르에 빠져들게 한 그 특유의 매력을 갖춘 게임을 만들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Riot Wittrock은 “첫날에 ‘종말’을 알리는 거대하고 시뻘건 시계를 벽에 달았어요. 약간 부담스럽기는 했지만, 흐트러지지 않고 동기 부여를 끊임없이 얻을 수 있도록 계속 달아두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출시 17주 전: 리그 오브 프로토타입
Riot Wittrock은 “첫 몇 주 동안은 게임의 프로토타입을 구현하는 방법을 구상하는 데 많은 시간을 투자했습니다. 정말... 쉽지 않았죠”라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임 리소스를 그대로 활용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게임 엔진은 리그 오브 레전드만을 위해 특별히 개발(영문 링크)되었습니다. 맵, 챔피언, 드래곤 등 바뀌는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보통) 게임에 참여하는 플레이어 수는 바뀌지 않습니다.
Riot Nullarbor는 “리그 오브 레전드는 10명이 함께하는 게임을 구현하는 데 매우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8명이 플레이하는 게임으로 기획한 전략적 팀 전투를 구현하려면 더 많은 리소스를 불러와야 했기 때문에 전체 플레이어 수가 똑같더라도 더 많은 서버가 필요했습니다. 클라이언트에도 부하가 상당했죠”라고 말합니다.
더군다나 전략적 팀 전투에서는 챔피언을 모집해 전략적으로 배치한 뒤 이어지는 전투를 지켜볼 수 있어야 했습니다. 이처럼 군대의 지휘관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오토체스의 큰 매력 중 하나였죠. 그러려면 각 플레이어가 동시에 여러 챔피언을 사용할 수 있어야 했습니다. 문제는 서버가 한 명의 챔피언으로 플레이하는 게임을 전제로 설계되었다는 점이었습니다.
그래서 초창기 전략적 팀 전투 게임은 모두 랙 때문에 끝났습니다. 게임에 마무리가 없었습니다. 승자도 없었습니다. 오직 랙만 있을 뿐이었죠.
랙 외에 버그도 문제였으며 이후 버전의 프로토타입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라칸이 이렇게 많으면 어쩌란 걸까요?
Riot Nullarbor는 “챔피언 9명이 다른 9명과 싸우게 되는데 각 플레이어의 대기석에도 챔피언이 최대 10명까지 더 있습니다. 한 게임에 챔피언이 100명을 넘을 수도 있고 어마어마한 팀 전투가 동시다발적으로 이루어집니다. 그래서 필수가 아닌 부분을 많이 빼고 코드를 최적화해야 했죠. 예를 들어 리그 오브 레전드의 맵은 필요 이상으로 컸기 때문에 대부분 잘라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출시 15~12주 전: 게임플레이
라이엇의 작업 공간은 열린 구조이기 때문에 자유롭게 걸어 다니거나, 벽에 걸린 그림을 감상하거나, 사내 메신저 프로필 사진을 자신의 강아지로 설정해둔 분을 찾기 위해 쭈뼛쭈뼛 명패를 살피거나, 동료의 책상에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습니다. 공동 작업과 의견 공유를 장려하는 구조지만, 어느 방향인지도 모르는 결승선을 향해 전력 질주하려는 경우 비효율적일 수도 있습니다.
Riot Nullarbor는 “8주의 대부분은 회사에서 고립된 채로 프로토타입 개발에 전념했어요. 아무도 저희에게 말을 걸지 못하도록 구석으로 들어가 팀 주위에 벽을 설치하기까지 했죠”라고 말합니다.
Riot Wrekz는 “정말이에요. Meddler 님이 저희 작업에 관심이 있더라도 아이디어를 공유하려고 팀을 찾아오는 행동은 자제해 달라는 단체 메일을 보내기도 했죠. 라이엇에서는 드문 일이었고 약간 배타적이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효율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습니다”라고 덧붙입니다.
Kilmourz는 “흔들리지 않기 위해서도 필요했죠. 위에서는 저희가 독자적으로 탐구해보고 다른 자동 전투 게임의 영향을 최대한 안 받기를 원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팀은 좁은 구석에 모여 앉아 도대체 어떻게 하면 전략적 팀 전투를 완성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14주 전: 기차와 마을, UI
Riot Wrekz는 “상점에서 챔피언은 어떻게 구매할까? UI의 일부분으로 할까 아니면 모델이 표시되는 방식으로 할까? 아바타를 조작해 움직이는 방식으로 할까 아니면 다 클릭 후 드래그할 수 있게 할까? 조작법과 관련해 초반에 확정 지어야 했던 부분이 많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초기에는 프로토타입이 작동하도록 하는 데 전념했기 때문에 UI라고 부를만한 요소가 거의 없었습니다.
Riot Nullarbor는 “처음에는 채팅창에 출력되는 디버그 메시지를 통해 게임 상황을 이해할 수밖에 없었죠”라고 말합니다.
마우스 기반으로 작동하는 프로토타입입니다.
Riot Wrekz는 “전략적 팀 전투의 최종 버전에 필요하지 않으면 뭐든지 없애버렸습니다. UI 변경사항을 적용할 때는... 아, 프로토타입 작업을 할 때는 UI ‘변경사항’이라고 부를만한 건 하지 않았어요. 리그 오브 레전드 UI를 완전히 파괴하고 잔재 위에 필요한 요소를 만드는 식이었죠”라고 말합니다.
선임 QA 리드 알렉스 “Riot Ranger XIV” 셔렐이 굉장히 화려해진 전략적 팀 전투의 새로운 UI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전략적 팀 전투의 기본 UI를 구상하다 보니 챔피언이 결투장에 도착하는 방법에 대한 고민이 불가피했습니다. 여기에 대해서는 정말... 흥미로운 아이디어도 있었습니다.
Riot Nullarbor는 “한때는 챔피언이 기차를 타고 결투장에 오는 방안을 고려해봤습니다. 기차역도 있어서 챔피언을 실은 기차가 역에 들어왔을 때 구매할 수 있는 방식이었죠”라고 말합니다.
가렌과 다리우스, 워윅이 나란히 앉아 구매되기를 얌전하게 기다리는 모습은 왠지 모르게 귀여웠지만, 아이디어는 순식간에 선로를 이탈하게 되었습니다. 게임이 너무 길어지지 않게 하려면 상점 새로고침을 할 때 기차가 빠르게 오가야만 했습니다. 기차가 결투장을 초음속으로 드나들면 정말 재미있겠다고 생각했지만, 실행과 애니메이션에 필요한 리소스가 과도했습니다.
Riot Wittrock은 “결투장을 둘러싼 마을이 있고 레벨을 올리면 마을이 점점 커지는 방안도 살펴봤습니다. 결투장 좌측 자그마한 상점에 있는 챔피언을 집어서 결투장 안으로 던지는 식이었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슬프게도 실용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결국 접근법을 바꿔야만 했습니다...
Riot Wittrock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는 게임에 진입할 때 플레이어를 나타내는 캐릭터가 필요합니다. 초반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 고유하다는 이유로 바위 게를 아바타로 사용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초기의 바위 게는 약간 가관이었습니다. 내 바위 게로 다른 바위 게를 집어 던질 수 있던 시기도 있었죠. 또는 상대의 암살자 조합에 대한 내 생각을 아주 노골적으로 보여주기 위해 전투 도중 대기석에 있는 챔피언을 집어 탐 켄치 모양의 쓰레기통에 버릴 수도 있었습니다.
바위 게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져서 결국 내셔 남작보다도 커지는 버그도 있었습니다.
바위 게 대결투는 약간 과했지만, 재미와 상호 작용 측면에서 정말 마음에 드는 요소였습니다. 그래서 (결국) 꼬마 전설이가 탄생하게 되었습니다.
13주 전: 챔피언
Riot Wrekz는 “전략적 팀 전투의 챔피언은 리그 오브 레전드 속 같은 챔피언에게 보내는 연애편지라고 생각했습니다. 챔피언의 스킬을 모두 넣을 수는 없었지만, 각 챔피언의 핵심 테마를 부각하는 방법을 찾고자 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Kilmourz는 “단순하게 모든 챔피언의 궁극기만 활용하는 방향은 마음에 들지 않았어요. 예를 들어 브라움의 경우 그냥 궁극기를 사용할 거로 생각하시겠지만, 브라움은 방패가 가장 상징적이죠”라고 덧붙입니다.
각 챔피언을 단순화하는 작업은 대체로 수월했으며 돌진기와 2연속 공격을 사용하는 루시안처럼 가끔은 여러 스킬을 결합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특성을 만들기 위해 챔피언을 분류하는 작업은 조금 더 어려웠습니다.
Riot Wittrock은 “지난 수년간 모든 챔피언을 정말 독특하게 만들기 위해 노력해왔어요. 이러한 접근법은 리그 오브 레전드에 딱 맞죠! 하지만 전략적 팀 전투를 위해 챔피언을 분류하는 작업에는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라고 말합니다.
처음에는 챔피언을 출신 지역과 계열로 분류하면 간단하겠다고 생각했습니다.
Riot Wrekz는 “챔피언을 출신 지역에 따라 분류하기 시작했는데 애매한 챔피언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가렌은 확실히 데마시아, 다리우스는 틀림없이 녹서스 출신입니다. 하지만 잔나 같은 챔피언은... 자운 출신이라는 점이 바로 와 닿지 않습니다. 애매한 경우가 너무 많아서 실용성이 떨어지는 방안이었죠“라고 말합니다.
전체적인 일관성을 높이기 위해 챔피언과 시너지, 계열 등이 매일 조금씩 바뀌었습니다.
Riot Wittrock은 “리그 오브 레전드의 또 다른 유니버스들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은 순간은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결국에는 이를 크게 부각하지 않는 접근법을 택하게 되었지만, 다양한 세계관을 살펴봄으로써 더 잘 이해되고 테마에 맞게 분류할 수 있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12주 전: 전투 시작!
Riot Wittrock은 “기존 자동 전투 게임에서 구매하고 계획하는 단계는 정말 마음에 들었어요. 하지만 전투는 줌아웃된 시점에 스킬 시각 효과가 너무 많아서 상황 파악이 어려웠죠. 전략적 팀 전투에서는 그 부분을 크게 개선하고 싶었습니다”라고 말합니다.
그래서 명확성을 희생하지 않는 선에서 전투를 최대한 신나게 만들고자 했습니다.
Riot Wittrock은 “브론즈 티어의 팀 전투를 보고 있다는 느낌이 목표였어요. 챔피언들이 스킬을 어느 정도 적절하게 사용하기는 하지만 다이아몬드 티어의 플레이와는 다르게 했습니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팀 전투 같기는 한데... 어딘가 이상한 느낌이 드는 전투죠”라고 말합니다.
Riot MapleNectar는 “다른 자동 전투 게임에서는 과도한 시각 효과가 전투를 가렸기 때문에 그런 상황은 피하고자 했어요. 18명의 챔피언이 스킬을 사용하고 있으니 처음에는 전투 상황을 따라가기가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시간을 투자해 시각 효과를 깔끔하게 정리하는 작업을 진행했죠“라고 말합니다.
시각 효과 간소화와 더불어 시각적 명확성을 높이는 색다른 방법도 찾아냈습니다.
초기 애니메이션 속도는 너무 빨랐습니다.
애니메이션 속도를 줄인 후의 모습입니다.
Kilmourz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애니메이션은 대부분 엄청 빠릅니다. 스킬을 사용할 때는 즉각적인 반응과 만족감이 중요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9대9 전투에서는 무엇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파악하기 어려웠습니다. 그래서 모든 걸 느리게 바꿔야 했죠”라고 말합니다.
출시 11주 전: 청신호
8주간의 테스트, 최적화, 랙을 거친 후 프로토타입이 완성되었습니다. 약간 못나기는 했어도 재미는 끝내주었습니다.
Riot Wrekz는 “이 여정을 시작할 때 훌륭한 프로토타입을 만들 수 있다고 끊임없이 단언했습니다. 마침내 프로토타입을 사람들에게 선보였을 때 모두 훌륭하다고 인정했죠“라고 말합니다.
그렇게 ‘재미있는 무언가를 만들기’라는 첫 단계가 완료되었습니다. 다음 차례는? 프로토타입은 내다 버리고 10주 내로 게임을 실제로 완성할 차례였습니다.
참고: 전략적 팀 전투의 이야기는 4월 4일 내일 오전 2시에 게시될 2부에서 마무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