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 인사이드] 전략적 팀 전투: 먹물 우화에서 배운 점

게임 기획 디렉터 Riot Mort 님과 함께 먹물 우화를 뒤돌아봅니다.

먹물 우화가 한 달 정도 남았으니 정례 세트 배운 점 글에서 세트가 어땠는지 살펴보고 세트의 고점과 저점, 내부적으로 통찰하며 어떠한 생각을 하고 있는지 말씀드릴 시간입니다. 언제나 그렇듯 배운 점 글은 심층적인 내용을 다루며 어떠한 틀을 토대로 전략적 팀 전투를 최대한 멋지게 만들 생각인지를 보여드리는 자리이니 좋아하는 차를 내려서 편안하게 자리를 잡고 전략적 팀 전투 제작의 매력에 빠져보시길 바랍니다!

이번 11번째 배운 점 글부터는 형식을 바꿔서 세트가 전반적으로 어땠는지 살펴보고 세트의 성과, 교훈, 보완점 등을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처음으로 형식을 바꾼 만큼 지난 배운 점 글에서 언급한 주제를 놓치지 않고 주의 깊게 다루려고 하겠습니다.


세트 테마

우선 가벼운 주제로 시작해서 아트 디렉터와 함께 세트의 테마에 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 합니다. 리믹스 럼블의 신나는 분위기에서 먹물 우화의 느긋한 분위기로 한 치의 삐걱거림 없이 넘어갔는데 그러면서 몇 가지 배운 점이 있었습니다.

  • 아트: 리믹스 럼블은 음악이 핵심인 세트였다면, 먹물 우화는 아트가 핵심인 세트였습니다. 플레이어들은 저희만큼 동양 판타지를 사랑하며 다양한 리그 오브 레전드 스킨 시리즈와 운명 세트 작업의 결과로 테마에 맞는 훌륭한 소재가 쌓여있습니다. 하지만 기존 소재에 추가로 먹물 우화에 사실성을 가미하고자 동양의 미술, 이야기, 문화를 잘 아는 고문을 섭외했습니다. 덕분에 조우자부터 다양한 두루마리 느낌의 동양화까지 모든 요소가 특히 (판타지 배경치고는) 현실적이었습니다. 먹물 우화의 세계를 만들 때 전설의 산수화 세계관이 훌륭한 영감의 원천이었다는 점을 언급하고 싶습니다. 모든 세트에 이만큼 많은 조사와 탐구가 필요하지는 않을 테지만, 심미성 차원에서 먹물 우화의 결과에 매우 만족합니다.

  • 독창적인 캐릭터: 그동안 전략적 팀 전투 전용 유닛을 만든 적은 몇 번 있지만, 먹물 우화에서는 처음으로 룬테라 세계관의 독창적인 캐릭터를 만들었습니다. 여기에 관련 글이 따로 있으니 본 글에서 심층적인 내용은 생략합니다만, 앞으로도 계속 리그 오브 레전드에는 없을 수도 있는 새로운 캐릭터나 스킨을 전략적 팀 전투에서 선보이고자 합니다. 

이제 게임플레이 이야기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위력 구조와 챔피언 단계별 효과성

세트 이른 초반에 위력 구조를 알맞게 설정하느라 애를 먹었습니다. 세트 시작에는 이르면 스테이지 3-2에서 2단계 3성을, 스테이지 4-1에서 3단계 3성을 완성할 수 있었으며 둘 다 4단계 2성보다 훨씬 강력했기 때문에 언제나 더 나은 선택이었습니다. 게다가 3단계 중심 새로고침 전략은 다른 플레이어가 같은 단계의 유닛을 노리고 새로고침하고 있으면 더 강력해졌습니다. 또한 세트 초기의 4단계 챔피언은 대부분 특성 활성화 용도로만 쓰였고 훨씬 강력한 5단계 챔피언을 배치할 수 있게 건너뛰어졌습니다. 

그래서 3성 챔피언을 완성하기 어렵게 하는 동시에 4단계 챔피언의 위력을 올리는 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조정 강도가 역방향으로 지나쳤던 나머지 결국 4단계 챔피언이 게임의 주축으로 떠올랐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수정한 결과 상황이 나아졌지만, 특정 단계의 챔피언은 선택할 만하지 않다는 기분이 들어서 세트의 아쉬운 부분으로 남았습니다. 3단계 리롤을 즐기더라도 몇 패치 동안은 다른 전략을 써야 했던 안타까운 상황이 발생했었습니다.

당연히 모든 단계의 챔피언이 효과적일 수 있기를 바라며 언제든지 좋아하는 챔피언을 중심으로 플레이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더 세부적으로 구분해서 각 챔피언 단계와 별 등급의 목적을 정리해 드리고자 합니다.

  • 1단계: 2성일 때는 스테이지 2에서 안정적인 운영을 가능하게 해서 연승을 올릴 수 있게 하는 챔피언입니다. 스테이지 3 이후에도 여전히 1단계 2성 챔피언을 사용하고 있다면 뒤처질 가능성이 크며 업그레이드가 필요합니다! 3성일 때는 후반에 가서 괜찮은 캐리의 역할을 할 수도 있지만, 게임에서 승리하려면 특성 구간을 최대한 높이고 4단계 및 5단계 챔피언의 보조가 필요합니다. (코그모 새로고침 (7) 신화 조합이 좋은 예시입니다.)

  • 2단계: 2성일 때는 스테이지 2 및 3에서 매우 강력하지만, 스테이지 4에서는 4단계 챔피언이 힘을 발휘하기 시작하므로 다른 챔피언으로 대체해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2단계 2성 둘을 4단계 1성 하나로 대체하면 약간의 위력 상승 효과가 있습니다. 3성일 때는 4단계 2성과 비견할 정도로 후반 캐리의 역할을 소화할 수 있어야 하며 효과적인 설계가 받쳐 주어야만 승리를 안겨줍니다(나르 (6) 숲지기 조합이 좋은 예시입니다). 2단계 3성은 가장 이르면 스테이지 3-5에서 힘을 발휘하기 시작해야 합니다. 그 전에 두각을 드러낸다면 아마 위력을 줄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 3단계: 2성일 때는 중반 캐리로서 탁월한 모습을 보이고 조건을 제대로 갖춘다면 스테이지 3, 심지어는 스테이지 4에서 대활약할 수 있게 해주어야 합니다. 4단계 2성보다는 약하되 4단계 1성보다 강하며 상황에 따라 9레벨까지도 갈 수 있게 해줍니다. 3성일 때는 대체로 4단계 2성보다 위력 상한이 약간 높아야 하지만, 특성을 활성화하고 든든한 지원이 있어야 빛을 발할 수 있습니다(3성 알룬 (6) 암영이 좋은 예시입니다). 다만 3단계 3성을 완성할 수 있는 시점은 4단계 2성보다 늦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자원이 너무 많거나 상점 확률이 너무 높아서 3단계 3성 완성 시점이 (예를 들어 스테이지 4처럼) 지나치게 이르면 대가로 위력을 4단계 2성 수준으로 줄여야 할 가능성이 큽니다.

  • 4단계: 전략적 팀 전투의 ‘핵심 캐리’ 챔피언이며 많은 조합의 주축입니다. 다구간 계열은 대부분 4단계 챔피언을 중심으로 만들어졌으며 정석대로 플레이하는 조합에서는 4단계 챔피언이 핵심이어야 합니다(필연 신드라, 결투가 리 신, 신화 릴리아 등이 좋은 예시입니다). 4단계 챔피언은 보통 스테이지 4에 힘을 발휘하며 게임이 후반에 접어들었음을 의미합니다.

  • 5단계: 조합의 화룡점정이며 4위와 1위를 가르는 요인이 될 수 있어야 합니다. 5단계 챔피언은 조합을 완성형으로 만들어 줍니다. 전부 다 조합에 넣을 필요는 없지만, 많을수록 팀에 큰 도움이 됩니다. 재주꾼의 자야, 결투가의 이렐리아가 좋은 예시입니다. 또한 균형 잡힌 능력을 지닌, 위협 유닛 같은 5단계 챔피언이 많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체력이 많은 우디르, 보조 특성이 많은 (‘호걸’다운 ‘천계’의 ‘현자’) 오공, 챔피언(과 이것저것)을 찍어 내는 그려 내는 흐웨이 등이 있었습니다.

앞으로는 집중 새로고침 조합의 접근성과 상대적 위력 간 균형을 맞추는 일이 핵심입니다. 리롤 조합을 완성하기 너무 쉬우면 위력을 줄여야 하며 완성하기 너무 어려우면 위험을 감수할 가치가 없어집니다. 이번 세트 덕분에 균형점을 찾는 능력이 나아졌다고 생각하지만, 세트를 출시할 때마다 밸런스 팀이 중점적으로 살펴보는 분야입니다. 현재로서는 관련 골조와 체계가 자리를 제대로 잡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향후 세트에서는 적절한 균형점을 더 빠르게 찾을 수 있을 겁니다.

조우자

조우자는 먹물 우화의 주요 세트 체계였습니다. 좋든 싫든 전략적 팀 전투의 핵심 경험에 변동성을 대폭 추가했으며 무엇이 (그리고 누가) 나올지 모르니 각각의 게임이 독특한 여정 같았습니다. 조우자 체계는 목표를 달성했으며 플레이어 대부분이 전략적 팀 전투에 재미있다고 생각했습니다.

대부분이 그랬죠. 전부는 아니었습니다. 불확실성과 예측이 불가한 성질 때문에 전략을 최적화하고 구상하기 어렵다고 느낀 플레이어도 있었습니다. 확실한 플레이 방법을 최적화하기를 정말 좋아하는 플레이어라면 큰 불편을 느꼈고 짜증이 날 수도 있었습니다. 계획적으로 효과를 누릴 준비를 하지 않은 상태였다면 조합 아이템 모루 2개를 얻는 단순한 일조차 전세를 뒤집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라칸의 대격변 생성기처럼 변동 폭이 더 큰 조우자는 말할 것도 없습니다. 통제력의 상실은 일반적으로 이러한 플레이어층에게 상당히 불만족스러웠습니다. 또한 증강을 옮기는 릴리아 같은 조우자는 재미있을 때와 재미없을 때의 격차가 엄청나게 컸습니다. 모든 증강이 스테이지 2에 등장하는 멋진 경험은 플레이어들이 좋아하죠! 스테이지 4 혹은 이후까지 증강이 하나도 안 나오는 상황은 스틸워터 교도소와 지나치게 비슷했으며 대체로 재미없었습니다.

또한 게임 기획 관점에서 보면 조우자 자체와 더불어 차원문과 증강의 영향까지 더해진 결과 아이템과 골드 같은 추가 자원의 제공에 있어 극한에 이르렀습니다. 바위 게 웅덩이 게임에서 일찍이 탐 켄치가 조우자로 등장하고 처음부터 프리즘 아이템까지 나오면 입이 딱 벌어지곤 했죠! 앞으로 정도를 줄이고자 하는 마음이 꽤 확고합니다. 일부 게임에서 일어날 수 있었던 자원의 인플레이션 수준은 전략적 팀 전투에서 원하는 상한을 꽉 채우다 못해 뚫기까지 했습니다.


그렇다면 무엇을 깨달았냐고요? 일단 조우자라는 세트 체계의 개념 자체는 마음에 들었습니다. 참신하고 독특했으며 먹물 우화 하면 떠오르는 특징으로 기억에 남을 듯합니다. 하지만 여느 세트 체계와 마찬가지로 조우자는 전략적 팀 전투에 장기적으로 남기고 싶은 요소가 아닙니다. 다음 세트 체계는 완전히 다르니 조우자는 조만간 다시 볼 일이 없습니다. 하지만 조우자 덕분에 플레이어 선호도에 대해 많이 배울 수 있었으며 배운 점을 향후 체계와 기회에 적용하고자 합니다.

특성 기획

여기에서 모든 특성을 다룰 수는 없겠지만, 앞으로 계속 유념할 필요가 있는 중요한 배운 점 두 가지를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첫 번째는 용군주 같은 특성과 대비되는 혼령과 천계에 관한 교훈입니다.

과거에는 팀의 위력을 올려주는 작은 특성이 굉장히 좋았습니다. 유연하게 조금 혹은 많이 활용해서 팀의 위력을 올릴 수 있게 해줍니다. 마법 저항력이 필요하다고요? (2) 신비술사를 넣어서 응수하면 되죠! 팀 슬롯이 하나 빈다고요? 방어 능력 향상을 위해 이타심을 추가하시죠! 팀을 강화하는 작은 특성 자체는 나쁘지 않으며 작은 특성이 많으면 리믹스 럼블의 재즈나 단결된 의지 빌드 같은 게임플레이를 가능하게 합니다. 더 다양한 조합을 장려하므로 다 좋습니다.

하지만 (챔피언 6명 이상이 속한 특성으로 정의하는) 큰 다구간 특성에 팀 전체를 강화하는 효과가 있으면 문제가 생깁니다. 다구간 특성의 주요 챔피언이 비교적 이기적인 특성을 가진 챔피언보다 잠재력이 낮아서 자기 특성의 효과를 이기적인 특성의 챔피언보다 덜 누리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장황한 문장이었지만, 간단히 말해 큰 다구간 특성에서 최적의 캐리가 해당 특성의 챔피언이 아니라면 저희가 잘못한 겁니다. 혼령 조합의 주축이 보통 자이라와 세나였다는 점은 플레이어로서 직관성이 심각하게 떨어지며 모르가나와 케인 같은 챔피언은 위력을 올리기 쉽지 않아서 상대적으로 훨씬 약하게 느껴졌습니다. 천계도 마찬가지입니다. 천계의 캐리는 오공보다 리 신일 때가 많았습니다. 또한 (아이템 조합으로 만들 수 있는) 두 상징 모두 별다른 감흥을 주지 않았습니다. 두 특성의 상징을 챔피언에게 장착하면 효과적이지 않았으며 그냥 쓸모없는 유닛에 장착하는 편이 나았습니다. 

천계는 어느 정도 수정할 수 있었지만(높은 구간의 천계 조합에 천계가 아닌 챔피언이 등장하는 경우가 여전히 대부분이었던 만큼 완전히 수정하지는 못했습니다), 세트의 구조상 혼령은 아예 손보지 못하고 시간이 지나가 버렸습니다. 그래도 케이틀린과 아트록스가 캐리의 역할을 할 수 있게 하기 위해서는 극도로 힘든 게임 초중반 경험을 감수해야 했을 겁니다.


그래서 향후에는 큰 다구간 특성에 반드시 주인공이 있어야 합니다. 보통 해당 특성의 챔피언만 이기적으로 강해지게 하겠다는 뜻입니다. 여전히 팀 전체를 강화하는 유연한 소규모 특성도 있을 테지만, 팀 전체 강화 효과의 맹점은 이번 세트의 핵심 교훈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귀인 이야기를 해야 합니다. 귀인은 큰 재미를 주었고 게임마다 은근슬쩍 귀인을 활용할 방법을 찾으려고 하면서 심도 있게 즐기는 플레이어들에게 특히 독특한 특성이었습니다. (5) 귀인이 제 값어치를 하게 하느라 약간 애먹기는 했지만, 나머지 측면에서는 상당히 참신한 특성이었습니다. 모든 세트에 있을 만한 요소는 아니지만, 귀인은 모든 실력대의 플레이어가 즐길 수 있는 방식으로 게임에 건전한 유형의 변동성을 더해주었습니다. ‘순환형 특성’의 개념이 남아있기만 하면 매번 특성의 효과를 바꿀 수도 있으니 귀인 같은 특성을 나중에 다시 선보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귀인은 확실히 먹물 우화의 주요 매력이었으며 언젠가 다시 살펴볼 생각입니다!

복잡성의 상한

전에 이야기한 적이 있는 주제이지만, 이번 세트에 더 확실하게 깨달았습니다. 전략적 팀 전투는 복잡성의 상한에 이르렀습니다. 지금보다 복잡해지면 안 됩니다. 진입 장벽이 너무 높아지니까요. 새로운 플레이어뿐만 아니라 몇 세트 쉬고 돌아온 플레이어조차 부담을 느낄 겁니다. 다음 몇 세트에 걸쳐 게임의 깊이와 재미를 ‘희생하지 않고’ 복잡함을 줄이는 시도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깊이는 특히 중요하므로 전략적 팀 전투의 깊이를 유지하면서 불필요하게 복잡한 부분을 찾고자 합니다.

실질적인 예시를 살펴보겠습니다. 오랜만에 전략적 팀 전투를 플레이하는데 먹물 우화 세트의 게임을 시작하면 무엇이 보이죠? 즉시 차원문 3개가 보이며 각각 무엇을 하는지 읽은 다음 의미를 파악하고 원하는 차원문을 선택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면 어느 차원문이 선택되었는지 나오고 즉시 전략을 세워야 합니다. 입문자로서 부담이 엄청납니다.


그래서 개선의 여지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세트 전에 준비를 마치지는 못하겠지만, 지금 같은 차원문은 세트에 없는 미래를 내다보고 있습니다. 새로운 플레이어와 돌아온 플레이어를 압도하지 않는 방식으로 현재 차원문의 재미있는 측면을 살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직 공개할 수는 없지만, 이는 개선할 수 있는 분야 중 하나일 뿐입니다. 향후 도입하고자 하는 개선 사항이 몇 가지 더 있지만, 일단 복잡성에 큰 중점을 두고 있다는 사실을 언급하고 싶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중대한 핵심 체계조차 건드리는 모습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복잡성 이야기가 나온 김에 연관 주제로 넘어가 보겠습니다. 

챔피언의 직관성

지난 배운 점 글에서 잠깐 이야기한 주제이지만, 먹물 우화에서 좋은 예시와 그렇지 않은 예시가 있었던 만큼 다시 다룰 만합니다. 챔피언의 역할은 한눈에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초가스를 보면 ‘덩치가 있으니 전방에서 탱커 역할을 하겠네’라고 생각하며 이러한 판단은 대체로 맞습니다. 그러면 게임을 배우기 쉽게 하고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방금 이야기한 주제죠!).

물론 이번 세트에 미흡한 사례도 있었습니다. 야스오는 보통 딜러이기 때문에 탱커로 등장한 모습에 갸우뚱하게 됩니다. 고독한 검객이 테마인 챔피언에게 가고일 돌갑옷을 장착해야겠다는 생각이 들기란 어렵죠. 아트록스와 리븐도 같은 문제가 있었습니다. 둘 다 딜러로 기획했지만, 스킬과 능력치, 외형 때문에 신나는 캐리가 아니라 일반적인 전방 챔피언으로 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편 시의적절하게 구현한다면 챔피언을 독특한 방향으로 틀어서 챔피언의 핵심 매력을 부각하고 전략적 팀 전투 팬에게 새로운 경험을 선사하는 긍정적 결과를 낼 수 있습니다. 이렐리아가 가장 좋은 예시입니다. 전략적 팀 전투에서 보통 근접 캐리 또는 탱커로 등장하지만, 이번에는 검무 테마를 살려 후방 딜러의 역할을 하게 했습니다. 5단계와 4단계에서는 챔피언을 더 자유롭게 해석할 여지가 있지만, 테마와 게임플레이가 맞아떨어져야 합니다.

목표를 달성하고자 내부적으로 세트 제작진이 챔피언의 매력과 역할을 플레이어의 예상에 들어맞게 살릴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챔피언 역할 체계’를 만들었습니다. 만약 체계를 따르지 않는다면 앞서 말한 후반 챔피언이라서일 겁니다. 참고로 챔피언 역할 체계는 향후 세트에 적용하고자 하지만, 바로 적용하지는 않습니다(더 많은 세트를 개발하는 데 따르는 대가입니다). 그러니 다음 세트에서는 예상을 뛰어넘는 방식으로 행동할 수도 있는 독특한 챔피언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마법을 쓰지만 공격 속도 계수가 있는 어떤 챔피언이 찾아옵니다. 언제나 그렇듯 의견을 꼭 알려주시길 바랍니다.

고위험 특성

고위험 특성은 너무 재미있다 보니 배운 점 글에서 매번 다루는 듯합니다. 하지만 기획하고 계속 색다르게 만들기 까다로운 특성이며 지금까지 거의 다 본질적으로는 ‘체력을 대가로 자원 획득’의 변형이었습니다. 리믹스 럼블의 HEARTSTEEL은 이러한 특성을 독특한 방식으로 구현해 전반적으로 성공적이었지만, 정상급 플레이에서는 다른 특성에 비해 지나치게 강력할 때가 많았습니다. 그리고 강력한 특성을 플레이하면 재미있기 마련입니다!

반면에 먹물 우화의 행운은 정상급 플레이에서 밸런스가 거의 완벽해졌으며 주사위를 굴리는 체계는 위험을 증가시키는 독특한 매력이었습니다. 하지만 문제는 정상급 플레이에서 밸런스가 맞으면 플레이어의 99.5%에게는 너무 약하고 사용하기 어려워서 재미가 덜하다는 것입니다. 밸런스가 맞더라도 70의 플레이어 체력을 모루 4개와 맞바꾸는 플레이는 과거의 고위험 특성만큼 신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까다로운 특성입니다. 고위험 특성은 신나면서도 공평해야 하는데 둘의 경계선은 종이 한 장 차이입니다. 게다가 세트마다 다시 기획하고 새로운 변형을 만드는 일은 기획자로서 상당한 난제입니다. 따라서 다음 세트와 이후부터는 고위험 고수익 느낌을 다른 방식으로 구현해 볼 생각입니다. 특성 체계와 상관이 없을 수도 있죠... 이러한 시도가 약간 고위험이라고 말할 수 있겠지만, 만족스럽게 이익 실현을 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영웅 증강

괴물 습격!의 세트 체계는 영웅 증강이었으며 게임마다 무작위 단계의 영웅 증강을 선택해야만 했습니다. 체계 자체는 괜찮았지만, 영웅 증강이 게임마다 등장해서 신선함이 덜했습니다. 게다가 캐리 챔피언의 영웅 증강은 일반적으로 ‘더 확실하게 캐리’하는 효과뿐이어서 큰 감흥이 없었습니다. 

그러나 영웅 증강에서 배운 점을 최근 세트에 적용했는데 플레이어들이 이러한 증강을 즐거워하며 굉장한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증강이 약할 때라도 탱커 챔피언을 새롭고 독특한 캐리 챔피언으로 바꿀 새로운 기회는 플레이어로서 언제나 흥미로웠습니다. 멀리서 고정 피해를 입히는 쉔, 맵 전역에 광역 피해를 입히고 체력을 회복하는 니코는 보통 매우 재미있다는 평가를 받으며 이러한 증강은 플레이어들에게 엄청난 사랑을 받습니다.

증강 체계를 보완하는 좋은 요소인 만큼 계속해서 세트마다 만들고 싶습니다. 하지만 이번 세트에서 얻은 몇 가지의 핵심 교훈을 앞으로 참고해야 합니다. 우선 영웅 증강이 너무 강하면 엄청난 불만을 야기하며 참신함이 빠르게 식어버립니다. 요릭 증강의 평균 순위가 4.5위일 때 요릭으로 선전하는 플레이어를 보면 놀라서 감탄하기 마련입니다. 평균 3.9위를 기록하는 이야기 속 챔피언 가렌을 또 보면 남은 게임이 두려워집니다. 따라서 밸런스를 적절하게 맞추는 일이 더더욱 중요합니다.

또한 원하는 영웅 증강을 보고 선택해서 기대감에 차 있는데 게임 내에서 다른 플레이어가 같은 증강을 선택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을 때의 짜증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경쟁이 있으니 불리해졌다는 생각이 즉시 들지만, 다른 방향으로 전환할 여지가 딱히 없습니다. 이러한 경험은 원하지 않으므로 적극적으로 방지하는 방법을 알아보고 있습니다. 역시 경쟁자 없이 이야기 속 챔피언을 뽑은 플레이어가 엄청나게 유리해지는 등의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정교한 밸런스 조정이 필요하지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더 나은 경험을 선사할 수 있다면 그럴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음 세트에서도 더 많은 영웅 증강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먹물 우화와 어느 정도 비슷하게 저단계 탱커를 캐리로 바꾸는 식이지만, 흥미로운 증강을 고안해 내기도 했습니다. 상당히 독특하다는 느낌을 주는 증강이 있는가 하면 적어도 하나는 기시감이 들게 할 겁니다.

유물

약속한 대로 세트 초반에 새로운 유물 20개를 출시했습니다. 새로운 유물을 출시하며 목표는 기본 아이템 체계에서 불가능한 독특한 효과를 추가하는 것이었습니다. 몇몇 작은 차질 외에는 출시가 성공적으로 이루어졌습니다(승천의 부적을 너무 강한 상태로 출시했고 수상한 외투에 버그가 있었습니다). 새롭고 독특한 효과가 많이 생기고 플레이어에게 새로운 포부를 선사한 결과 가능한 조합이 늘어났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지평선의 초점 렉사이 리롤을 정말 좋아해서 여러 번 선보였습니다! 또한 금지된 우상 탐 켄치, 역병의 보석 티모, 마법사의 최후 바드 등 다양한 조합을 봤습니다!


어느 챔피언이 어느 유물을 가장 효과적으로 쓰는지 파악되면서 다음 세트에서는 유물이 어떻게 활용되는지 지켜볼 생각에 기대가 큽니다. 타락한 흡혈의 낫은 누가 가장 잘 쓸까요? 유물은 세트에 새로운 경지의 깊이를 더해주며 게임 체계 이해도를 더 많이 보여줄 수 있게 합니다.

그러나 유물을 얼마나 흔하게 획득할 수 있는지를 계속 살펴볼 수 있습니다. 너무 흔하면 강력한 상황을 연출하기가 지나치게 쉽지만(그래서 쓰레기에서 보석으로를 없애야 했습니다), 또 적당히 흔하지 않으면 터득할 수 있는 게임 요소로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그다지 신나지 않거나 효과적이지 않은 일부 유물을 대체할 수 있습니다. 아무튼 유물은 전략적 팀 전투에 장기적으로 상당히 좋은 영향을 끼쳤습니다!


11편의 배운 점 글을 거쳤지만, 여전히 할 일이 너무나 많습니다! 전략적 팀 전투에 대한 플레이어 여러분의 반응을 끊임없이 돌아보고 있으며 이렇게 공유해 드리는 내부적인 대화와 논제에서 저희의 노력이 드러났으면 합니다. 시간이 없으니 이만 헤어져야 하지만, 다음 세트의 출시 발표와 함께 전해드릴 달콤한 소식이 있으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며 그때까지 잘 지내시기를 바랍니다!